소니, 춤추는 MP3 플레이어 롤리 신형 공개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생명이 있는 동물을 키우는 데에 따른 책임감과 중압감은
싫다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장난감들이 있다. '다마고치', '닌텐독스' 같은 가상의 애완동물부터 소니의 '아이보(AIBO)'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전자의 소프트웨어들은 현실과 분리된 '가상현실' 애완동물이기 때문에 애완동물이란 생각을 갖기 힘든 점이 있다. 반면 하드웨어 애완견인 아이보는 직접 만지고 함께 놀 수 있어 좀 더 리얼리티를 지니게 되었다. 단지 엄청난 개발비가 투입된 데 비해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아 결국 원가의 상승으로 이어져, 물경 200만 원 이상의 고가에 책정되었다.
덕분에 소니의 야심찬 로봇 애완견 아이보는 채산성이 맞지 않아 단종되었지만 이번에는 보다 현실적인 가격에 합리적인 기능을 투입한 MP3 플레이어를 출시하게 되었다.
작년 9월, 소니는 '사운드 엔터테인먼트 플레이어'라 이름 붙인 새로운 디지털 오디오 '롤리(Rolly, SEP-10BT)를 출시하였다. 소비자 가격은 4만 엔. 손바닥 만한 크기의 달갈형 제품으로 본체 양 옆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그리고 1GB 플래시 메모리와 충전용 내장 배터리, 블루투스 기능을 갖추었다.
본체에는 전원 온/오프 같은 최소한의 버튼만을 두고 롤리를 직접 움직임으로써 곡을 이동시키거나 롤리의 몸통을 돌려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점이 재미있다. 롤리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에 맞춰 스스로 움직이는 '모션' 기능. 스스로 음악 유형을 분석해 춤 추거나 동봉된 소프트웨어 '모션 에디터'에 의한 '오토 모션', 개인이 롤리의 모션을 설정할 수 있는 '커스텀 모션' 등 세 가지 타입이 있다.
내장된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휴대폰이나 컴퓨터,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 등으로 조작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주인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로봇 애완견 아이보보다는 떨어지지만 음악에 반응해 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충분히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다. 어차피 살아 있는 생물이 아닌 아이보도 프로그램에 의한 움직임 아닌가! 아이보가 호기심을 야기해 주목 받았지만 결국 아직까지는 살아있는 애완견을 대체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일반화된 MP3 플레이어지만 그 안에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롤리야 말로 좀 더 효용가치가 높은 상품이지 않을까.
소니는 10월 28일 롤리 SEP-10BT의 후속모델 SEP-50BT를 발표했다. 종전 모델의 내장 1GB의 메모리는 2GB로 증가하였고 휴대폰이나 PC로 직접 전진 · 후진 · 회전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휴대전화와 PC의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PC나 휴대전화의 음악을 롤리에 스트리밍할 수 있고 레이블게이트(レーベルゲート)라는 회사의 뮤직 스토어 '모라(mora)'와 제휴하고 있다고 한다.
롤리는 팔 2개, 숄더 2개, 휠 2개, LED 2개가 음악에 맞춰 춤과 조명을 만들어낸다. 동봉된 '모션 에디터'를 사용해 직접 모션을 창작할 수 있으며 '모션파크'에 접속해 원하는 모션 파일을 다운로드해 롤리에 적용시킬 수 있다.
현재 PC 대응의 어플리케이션은 제공되지만 휴대폰용 어플리케이션은 11월 말쯤에 공식 사이트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컬러는 화이트와 핑크 2종이며 가격은 이전 모델과 같은 4만 엔으로 예상된다.
다나와 이상훈기자 tearhunter@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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